내 생애 첫 유럽 여행 도시는 로마였고 로마에서의 첫 일정은 바티칸 투어였다. 종교도 없고 예술에 대해서도 전혀 지식이 없지만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. 워낙 사람이 많고 일정이 꽉 찬 투어라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 기억조차 미화될 만큼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다. 그래서 이후로도 누군가 이탈리아 여행, 로마에 간다고 하면 항상 바티칸 가이드투어를 추천했다.
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된 로마에서 제일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역시나 바티칸 투어였다. 예전에 예약했던 업체가 유로자전거나라였나 잘 기억이 안 나서 이번에는 파리 디즈니랜드 티켓 입장권을 샀던 마이리얼트립에서 찾아봤다. 업체들 대부분 내용이나 가격이 비슷한 것 같아서 전 직원이 공인가이드라는 투어콘서트에서 예약했다. 마이리얼트립에서 40,000원을 결제했고 현장에서 불포함 사항이었던 입장료 및 수신기비 20유로를 추가 지불했다.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난번에도 좋았고 이번에도 좋았고 옆에 다른 가이드님들의 투어도 좋아 보였으니 어디를 예약하든 상관없이 퀄리티가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것 같다. 이른 아침부터 야외에서 입장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고 투어를 하면서도 쉬는 시간이 거의 없으니 달달한 간식과 어느 정도의 체력만 준비한다면 부족함 없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.
투어를 하면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을 때는 감동이 벅차오르고 눈에 담으랴 여기저기 사진 찍으랴 바쁜데 사실 시간이 지난 뒤 사진첩을 들여다보면 잘 기억이 안 난다. 눈앞에 거짓말처럼 늘어섰던 거장들의 예술작품을 본 감상이 전부 포맷되는 건 아니지만 '아 이거 뭐더라?' 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. 늘 외국여행을 하면서 '미술, 영어, 역사 공부 해야지!' 결심을 하는데 돌아와서는 그냥 하룻밤의 꿈을 꾼 것처럼 잊고 사는 것 같다. 아무리 좋은 것도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. 내가 알고 있는 게 충분하지 않다면 혹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바티칸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 더 많이 보고 느끼는 것을 추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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